오미크론 확진 판정, 증상과 기록 (목 칼칼하면 오미크론 의심)
코로나는 2019년 12월 말 중국에서 원인불명 폐렴 환자가 발생하면서 처음 알려지게 되었으며, 한국에서는 20년 1월 20일 입국자 검역 단계에서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확인되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코로나가 뉴스에서 이웃으로 점점 가까워지더니 결국은 나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무서운 것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내가 어디서 어떻게 감염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의 동선을 일일이 파악하여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인 것 같다.
2022년 2월 8일 (첫 증상 발현)
우리 가족들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증상이 조금씩 나타났다. 나는 처음에 목이 칼칼하여 미세먼지나 일교차 때문에 그냥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목이 부은 것처럼 아파지기 시작했고 몸도 으슥하고 평소보다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느낌이었다.
2022년 2월 9일
9일부터는 침 넘김이 불편할 정도로 인후통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때부터는 정말 불안했다. 내가 코로나에 걸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자가 진단키트를 약국에서 겨우 구매하여 오후에 집에서 검사를 했다. 진단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전혀 안심이 되지 않았다.
2022년 2월 10일
10일에는 인후통 + 두통+ 미열 증상이 나타났다. 전날에 한 자가 진단키트는 음성이었지만 아무래도 증상이 조금씩 더 심해지는 것이 불안하여 PCR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검색을 해보니 보건소에서는 고위험군, 밀접접촉자 해당 문자를 받은 사람, 자가 진단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사람만 PCR 검사를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신속 항원 검사만 해준다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가까운 분당제생병원 선별 진료소로 가서 21,500원을 내고 PCR 검사를 유료로 받고 왔다. 처음이라 긴장되었지만 줄도 별로 없고 생각보다 빠르게 검사받고 나올 수 있었다.
2022년 2월 11일
11일부터는 미열이나 두통 등 다른 증상은 없었고 코가 바싹 말라 건조한 느낌, 그리고 목이 정말 많이 부어서 물 마시기도 힘든 수준이었다. 그래서 사실 보건소에서 검사 결과 문자가 오기 전부터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인후통이 가장 흔하다고 들었는데 역시 나도 인후통이 가장 심하고 힘들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보건소에서 PCR 검사 결과 양성이라고 문자를 받았다. 이미 예상했던 터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허탈한 기분이었다. 나는 집에서 일을 하여 평소 나갈 일이 그리 많지 않았고 외출을 해도 마스크를 철저하게 잘 끼고 조심히 다녔기 때문에 뭔가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걸린 거 시간을 돌릴 수도 없고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저녁에는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기초 역학조사(자기기입식 전자 역학 조사서) 작성 링크가 포함된 문자를 보내주셨고 링크에 접속해서 작성해 달라고하셨다. 작성을 완료하고 난 후 다시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간단하게 역학조사를 진행하였고 코로나 재택 치료 관련한 안내사항과 주의사항 등을 말씀해 주셨다. 확진 판정 후 7일간 자가 격리 후 자동으로 격리 해제가 되지만 추가 3일 정도까지는 외출 시 특별히 조심해달라고 하셨다. 안내해 주신 대로 코로나 재택 치료를 위해 상비약을 종류별로 넉넉히 구비해두었고, 밥도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가족 모두가 양성 판정을 받아 따로 방에서 격리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각자 방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고 거실 등 공용공간에서만 혹시 몰라서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증상은 이날 저녁이 피크였다. 인후통,가래,기침,코 아픔, 두통,근육통,식은땀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서 누워있는데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오미크론은 이전 코로나에 비해 증상이 경미하고 무증상도 많다고 하여 만만하게 봤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정말 나를 아프게 했다. 물론 나는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지금까지 남의 일 같이 생각했던 이 지독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대체 얼마나 많을 사람을 아프고 힘들게 한 것인지 이때 새삼 실감을 했다.
2022년 2월 12일
오늘도 역시 아침에 일어날 때 목이 많이 부어있었고 코 통증이 있었으며 잔기침을 자주 했다. 오후가 되니 증상이 확실히 많이 좋아졌다. 인후통과 기침 외에 증상은 모두 사라졌고 현재는 기침과 약간의 가슴 통증이 있다. 기침은 참는 게 목이 덜 아픈 것 같아서 최대한 참고 물을 많이 먹고 있으며 따뜻한 꿀 생강차도 도움이 되었다.
격리 해제까지 3-4일 남았다. 내 몸 안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얼른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쳐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요즘 확진자가 하루 5만 명 이상씩 나오고 있다. 길어진 거리 두기 생활에 모두 지칠 대로 지쳤겠지만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마스크는 무조건 94로 틈 없이 꽉 끼고 손 소독 수시로 하고 사람 많은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정말 최선인 것 같다. 사람마다 증상이 모두 제각각이지만 직접 겪어보니 나는 생각보다 더 힘들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절대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의 영역이겠지만..